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라이프(Plan-L)

한국에서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기 어려운 현실

by 파란레고 2025. 4. 30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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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국에서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기 어려운 현실

한국은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습니다. 90세가 넘은 어르신들도 흔한 일이 되었지만, 생의 마지막 순간, **'존엄한 죽음'**을 맞이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. 오히려 병원 중심의 치료 체계 속에서, 많은 노인들은 힘겨운 과정을 겪으며 삶을 마무리하게 됩니다.

모두가 격게 될 상황을 더 진중하게 고민하고 사회의 공감대와 의료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합니다.


대형 병원의 한계: 치료가 우선인 시스템

대형 병원에서는 '치료'가 최우선입니다.
95세가 넘은 노인이라 하더라도 치료를 포기하거나 생을 정리할 수 있는 여지는 거의 없습니다.

구급차가 병원에 도착하면 응급실이나 입원을 하더라도

혈액검사, 영상촬영, 항암치료, 힘든 검사 등등 '치료 가능한 것'을 모두 시도하는 것이 관행처럼 이뤄집니다.

편히 눈을 감고 싶은 100세를 눈앞에 둔 이들에게도 힘든 검사의 고통이 어어집니다.

정작 가족과 마지막 대화를 나누거나 손을 잡아줄 시간은 턱없이 부족합니다.
환자는 병실과 검사실을 오가며 육체적·정신적으로 소진되고, 가족 역시 마음을 준비할 틈 없이 고통스러운 이별을 맞게 됩니다.


존엄한 죽음을 위한 병실 찾기는 '하늘의 별 따기'

생을 평화롭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'완화의료병동'이나 '호스피스 병동'은 매우 부족합니다.
대부분 대형 종합병원은 여전히 생명 연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, '존엄한 죽음'을 준비하는 공간은 턱없이 모자랍니다.

  • 호스피스 대기자가 너무 많아 생전에 입원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.
  • 호스피스 병동이 있어도 지역에 따라 수도권 일부를 제외하면 접근 자체가 어렵습니다.
  • 요양병원에 입원해도 '연명 치료' 위주라 환자의 고통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.

결국 많은 이들이 일반 병원 병동이나 요양병원 침대 위에서, 장비에 의존한 채 외롭게 생을 마감하는 현실입니다.


돌봄 시설 부족: 돈이 있어도 선택이 없다

설령 경제적 여유가 있다고 해도, 마음 편히 생을 마무리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.

  • 임종 돌봄 전문기관 수 자체가 부족하고,
  • 시설이 있어도 장기간 대기가 필요하며,
  • 입소 비용이 월 수백만 원에 달해 중산층에게도 부담이 큽니다.

특히 농어촌 지역은 아예 선택지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.
"가까운 곳에 호스피스가 없어 결국 2시간 거리 병원에 맡겼다"는 사례도 심심찮게 들립니다.


제도적 장벽: 연명치료중단 선언도 복잡

2018년부터 시행된 '연명의료결정법'으로 연명 치료를 거부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,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.

  • 환자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미리 작성하지 않았다면,
  • 가족 2명 이상의 합의와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.
  • 병원은 법적 책임을 우려해 소극적으로 대응하기도 합니다.

결국 많은 환자가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하지 못하고, 불필요한 연명치료 속에 고통스러운 마지막을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.


추가 사례들: 존엄한 죽음을 가로막는 현실들

1. 갑작스러운 응급실 이송 후, 의지와 상관없는 연명치료

거동이 불편한 90대 노인이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이송됐습니다.
걷지 못하는 하체는 근육은 사라지고 뼈만 남았고 대소변을 처리해 주는 가족에게 더 이상 부담을 지우고 싶지 않았고, 살만큼 살았다 생각하고 본인은 "그만 살고 싶다"고 했지만, 보호자가 없어 병원은 일단 인공호흡기를 삽입하고 심폐소생술을 진행했습니다.
가족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연명장비에 의존한 채 의식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.

2. 말기 암 환자, 마지막까지 항암치료 강요

말기 암 환자가 마지막 순간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싶어했지만, 주치의는 "한 번 더 항암을 해보자"고 설득했습니다.
결국 환자는 병원에 남아 마지막 한 달을 항암 부작용에 시달리다 눈을 감았습니다.

3. 요양병원에서의 고독한 임종

호스피스 병동을 기다리다 입원한 요양병원에서, 환자는 익숙하지 않은 간병인들과 낯선 환경 속에 점점 쇠약해졌습니다.
바쁜 의료진들은 마지막 순간을 함께해 줄 여유가 없었고, 가족도 통제된 면회 규정 때문에 임종을 지키지 못했습니다.


우리는 무엇을 바꿔야 할까

  • 존엄한 죽음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산
    연명이 아닌, 품위 있는 이별을 준비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합니다.
  • 완화 의료 및 호스피스 시설의 적극 확충
    단순히 병상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, 환자가 '사람답게' 마지막을 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.
  • 환자 스스로 생의 마무리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 개선
    현재보다 훨씬 간편하고 환자 중심적인 연명 치료 중단 절차가 필요합니다.
  • 가족 교육과 지원 강화
    환자 가족이 심리적으로 무너지지 않고, 마지막 순간을 함께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.

맺음말

"어떻게 오래 살 것인가"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제 "어떻게 잘 떠날 것인가"입니다.
누구도 생의 마지막을 고통과 외로움 속에 보내고 싶어하지 않습니다.
우리가 존엄한 죽음을 이야기하고 준비할 때,
비로소 삶 전체가 더욱 빛나게 될 것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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